제 4차 화계사 성지순례 (10/13) 고창 선운사,도솔암 마애부처님에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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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계사 작성일25-10-16 12:22 조회33회 댓글0건본문
지난 10월 13일 화계사 성지 순례단 고창 선운사, 도솔암 참배...
주지 우봉스님 도솔암 미륵전에서 희망과 정진 설파...미륵 하생에 대한 원력 당부
▲ 고창 선운사 도솔암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
심란한 아침이다. 잿빛 하늘은 어김없이 빗방울을 떨궜다. 차가운 새벽 공기가 마음까지 서늘하게 옷깃을 파고들었다. 비가 내리던 지난 10월13일 아침 7시 화계사 성지 순례단은 주지 우봉스님을 비롯, 총무국장 도준스님, 교무국장 선호스님, 사회국장 재각스님, 순례단원 등 150 여명이 전남 고창 선운사로 네 번째 순례를 떠났다.
10월 들어 잦은 비로 마음까지 우중충했던 날들이 오늘 만큼은 비가 내리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건 만 새벽부터 내린 비는 순례를 떠나는 내내 차창을 두드렸다. 하늘을 덮은 먹구름이 야속했다.
순례를 떠나는 길은 이 모든 풍경과 부처님 이야기를 만나는 일이다. 이 가을 비는 순례 길의 고난을 더하는 듯 보이지만 동시에 마음속 번뇌를 씻어내는 신성한 물줄기가 된다고 생각하자 세상의 무게를 내려놓고 만나는 풍경은 더없이 아늑하고 평온했다. 일상에서 묻혀온 먼지 들을 훌훌 털어내고 마음에 해맑은 풍경을 그려 넣었다. 왠지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네 시간 여를 달려 선운사에 도착했다. 우리의 기도가 통했을까? 그곳은 아직 비가 내리지 않아 순례의 기쁨이 두 배로 커졌다.
오묘한 지혜의 경계인 구름에 머무르면서 갈고닦으면 선정의 경지에 닿게 된다 하여 선운이라 이름 짓게 되었다는 선운사, 선운사는 전라북도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도솔산(兜率山)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다. 많은 국보와 보물이 보존되고 있어 역사적 가치와 자연 경관이 뛰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화계사 순례단이 선운사 그 품에 들었다.
절 앞 도솔천의 극락교를 넘으면 불이문이요, 도솔천 따라가다 보면 참당암과 도솔암이 있고 그 끝에 내원궁이 있다. 화계사 순례단은 극락교를 넘었다. 선운사 경내에 들어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점심 공양을 하고 각자 참배의 시간을 가졌다.
절 밥은 불자들 뿐 아니라 세간에 사는 사람들도 언제나 기다려지는 청정 건강식이다. 갖은 나물을 맛깔스럽게 버무려 뷔페식으로 차려낸 점심공양을 욕심껏 담아 새벽녘 길을 떠나온 순례객들에게는 더 없는 위안이 됐다. 시원한 콩나물국을 곁들여 먹는 그 시간은 저절로 감사의 마음이 뚝뚝 떨어지는 순간이다.
공양 후 둘러본 선운사 경내는 여름을 지나 가을로 들어섰지만 여름 한창 선운사를 뽐냈을 배롱나무 꽃이 아직도 꽃잎을 매달고 쓸쓸히 사라질 자신을 애잔한 마음으로 품는다.
나무에서 피고, 꽃봉오리 채 떨어져 땅에서도 피고, 애틋한 가슴에서도 피어 세 번 꽃을 피운다는 대웅전 뒤편 동백 숲은 계절의 순리에 따라 내년 봄을 기약했다. 천연기념물 184호인 선운사 동백꽃 숲은 수령 500여년 된 동백나무 3000여 그루가 병풍처럼 둘러져 봄이면 만개한 꽃과 떨어지는 꽃들로 장관을 이룬다.
지장보살은 모든 중생이 구제되기 전까진 성불하지 않겠다고 해, 미륵불이 출현할 때까지 중생의 교화를 맡고 있는 자비의 보살이다. 선운사에서 참배를 마치고 버스에 올라 도솔암으로 향했다.
도솔천은 인간을 구원할 미래의 보살 미륵보살이 사는 내원궁과 득도한 인간들인 천인들이 사는 시공을 말한다. 도솔천에는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이곳에 사는 존재 들은 다섯 가지의 욕망, 오감을 만족하며 살아간다. 색채, 소리, 냄새, 맛, 몸 등이 그것이다. 도솔산 도솔암은 그러므로 나를 구원할 미륵보살과 나의 오감을 만족 시킬 부처를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특별히 찾아가는 곳인 것이다.
보물 제1200호 도솔암의 마애석불을 친견하는 순간 입을 다물지 못했다. 40m가 넘는 깎아지른 거대한 암벽에 높이 17m, 너비 3m의 마애불은 연꽃무늬를 새긴 받침돌에 앉아 있다. 규모가 커서인지 연화대좌 위의 하체는 큼직한 두 발을 선각했다. 그 외는 선각의 흔적만 남긴 채 미완성인 듯 부족함이 엿보인다. 상체도 치켜 올라간 눈, 우뚝한 코, 쑥 내민 입술 등 익살스럽기까지 한 표정도 그러하다. 미륵부처님을 바라보며 지어진 미륵전은 앞 산을 막고 있어 답답한 느낌도 들었다.
도솔암 마애석불은 백제의 위덕왕이 검단선사에게 부탁해 이곳에 마애불상을 조각하게 했다고 전해진다.
▲ 마애부처님을 바라보며 미륵전에서 기도올리는 화계사 스님과 불자들
▲ 도솔암 미륵전
화계사 불자들은 마애석불을 바라보고 있는 미륵전에서 주지스님과 재각스님의 집전에 맞춰 예불을 올렸다. 오후 1시 30분부터 시작된 예불은 재각스님의 집전으로 천수경 봉독, 미륵존불 정근, 주지스님 축원, 반야심경을 끝으로 예불을 마쳤다.
▲ 주지 스님/ 회향법문
도솔암 미륵보살 앞에서 봉행된 법석에서 주지 스님은 미륵 부처님의 하생을 기다리며 정진해야 할 불자들의 원력과 책무를 강조하는 법문을 설했다. 이날 법문은 개인의 수행을 넘어 미륵 정토 구현에 적극적으로 기여해야 할 불교 공동체의 역할을 역설하며 불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스님은 불자들이 도솔암 미륵보살님의 기운을 받아 세세생생 인간으로 태어나기를 서원해야 한다고 말씀했다. 이는 단순한 윤회 사상을 넘어, 미륵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강림하실 때 부처님의 법을 펼치고 중생을 구제하는 대업에 동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라는 의미로 풀이됐다. 특히, 그때는 부처님의 일등 제자가 되거나 큰 부자가 되어 미륵 부처님의 원활한 불사(佛事)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기를 간곡히 당부했다.
주지 스님은 스님들의 원력을 상기시키며 미륵 부처님께서 오실 때까지 불교가 이 땅에 건재해야 함을 강조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맨땅에서 불법을 세우신 고난의 길과 달리 미륵 부처님께서 하생하실 때에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사찰과 승단이 부처님의 법을 더욱 쉽고 빠르게 펼칠 수 있는 든든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불자들은 경전 한 글자를 더 만들고 불교가 없는 나라에 불법을 전하며 사찰을 더욱 건립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불법을 수호하고 전파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주지 스님은 또 참석자들에게 세세생생 더 나은 인간으로 태어나겠다는 '세세생생 사람으로 태어나겠습니다', '세세생생 부처님 제자로 태어나겠습니다', '미륵 부처님 하생시에 제자 되어 시봉하겠습니다'는 발원을 실천하여 전생보다 더욱 훌륭한 삶을 살아갈 것을 촉구하며 법문을 마무리했다.
이날 법문은 미륵 신앙의 단순한 염원을 넘어, 능동적인 참여와 실천을 통한 불국토 건설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깊은 울림을 남겼다.
▲ 선운사 전경
▲ 재각스님의 온화한 미소는 불자들에게 무정설법이다.
▲ 각 신행단체...(선운사 참배 후)
▲ 선운사에 가을이 시작됐다.
▲ 도솔암 가는 길...
▲ (맨 위 부터) 극락보전, 윤장대. 도솔천 내원궁 으로 가는 길
▲ 도솔암에서
♠ 제 5차 성지순례는 11월10일(월요일) 전북 김제 금산사로 출발합니다. 오전 6시 30분까지 탑승(28인승 버스)
김지희(정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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